Page 38 - 우리는 민원담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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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안녕하세요? 농관원 천안사무소 장○○입니다. 선생님
성함이 A씨 맞나요?
A : 네 그런데요.
나 : 선생님께서 직불금을 신청한 농지가 이행점검 대상이어서
현장 조사를 나왔는데요. ○○아파트 뒤쪽 임야가 맞나요?
A : 근데……. 왜요?
나 : 직불금을 신청한 농지는 농지의 형상과 기능을 유지해야
하는데요. 이 농지는 등산로이네요.
A : 무슨 소리야. 내가 이때까지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나 : 아! 그러세요. 그럼 현장에서 직접 뵙고 말씀을 드렸으면
하는데요. 오늘 시간이 되세요.
A : 나 바빠. 내일 다시 전화해 보든지…….
내일 연락을 드리겠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통화하는
동안 너무도 당당했던 A씨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사무
실로 돌아와서 팀장님에게 현장 조사 결과를 말씀드렸다. 같이 가
보자고 하셨다. 다음 날 팀장님과 함께 그 농지에 재차 갔다.
팀장님이 영락없는 동네 뒷산이란다.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뚜~’ 연결음 만 들릴 뿐 받지 않았다. 몇 번 더 해도 소용이
없어 그냥 사무실로 복귀했다.
야근을 하면서 또다시 A씨에게 전화를 했다. 이번엔 다행히
받으신다. 신청한 농지는 이행점검 결과 부적합이라서 직불금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노발대발하
시면서 인정할 수 없단다. 씩씩거리더니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28•2020년 농관원 민원 수기 모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