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우리는 민원담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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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신청만 하면 주는 보조금이 있을까?
경험 · 장옥선
글 · 장옥선, 황경숙
장 옥 선
일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다. 때로는 떼쓰는
민원인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간혹 특별 민원인의 화풀이에
상소리까지 들어야 한다. 심지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혜택은
안 주면서 사람 잡는다.’라고 막말을 하거나, 사무실에 찾아와
다짜고짜 반말로 ‘소장이 누구야? 나오라고 해.’라며 큰소리를
치는 경우도 있다. 청와대나 상급 기관에 전화한다고 협박을 하다가
끝내는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 내용을 보면
‘직원이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다. 만만한 동네북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이런 땐 ‘특별 민원인을 언제까지 상대해야
할지? 언제쯤 내가 짊어진 일의 무게가 가벼워질지?’라는 덧없는
상념 속으로 빠지곤 한다.
26•2020년 농관원 민원 수기 모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