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우리는 민원담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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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아 등록 할 수 없네요. 이력제 시스템과 농업경영체의 농가
명이 일치해야 경영체 등록을 하실 수 있어요.”라고 말을 하자,
아버지 외 1인이 자신인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냐며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화를 터뜨리셨다. “시청, 세무서나 이런 관공서는
왜 다 이 모양이야? 농사짓는다고 무시하는 거야? 당신들 편한
대로 일을 처리하면 되겠어?”라며 소리를 지르자, 온 사무소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당황스러움에 얼굴이 달아오르고 그의
무례함에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심정도 이해가 갔기에
최선을 다해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이봐요! 여기서는 어떻게 일을 하는지 몰라도, 오늘도 일하다
말고 바쁘게 왔는데 내가 또 왔다 갔다 해야 해?”라며 또다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점점 사라져 가는 인내심을 부여잡고 잘
처리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나서야, 제대로 처리하라는 말을
남기고 그는 돌아갔다.
‘휴! 하필이면 나냐고! 나는 원칙대로 처리했을 뿐인데…….’
라는 생각들이 그가 가고 나서도 한참 동안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퇴근 무렵 담당 팀장님과 상의를 하니 사무소
차원의 문제가 아니므로 본원을 통해 해결해 보자고 하셨다. 기대를
가지고 다음 날 본원 담당자에게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이력제
매칭이 안 되면 등록할 수 없으니 민원인을 잘 이해 시켜 드리세요.”
라는 말이었다. 천근과 같은 무게의 전화기를 집어 들고 온몸을
긴장한 채로 Y씨에게 등록이 어렵다고 말씀을 드렸다. “XX! 어떻
게든 난 등록을 해야 하니까 니가 알아서 처리해! 이런 것도 해결
입 상 작•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