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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어르신과 사무소장



                                                               경험 · 김용현
                                                                 글 · 김용현



                 농관원  사무소는  농식품부의  최일선  기관이다.  농업ㆍ농촌과
             함께하는  현장농정의  접점(接點)이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사무소장

             으로  일하고  있다.  요즘  사무소는  민원부서가  됐다.  매일  수십  명의
             민원인이  방문한다.  농업경영체            14)   등록이  바로  일등  공신이다.

             민원인의  대다수가  고령  농업인이다.  나이가  들면  눈도  침침해지
             고,  이해력도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간혹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

             같은 일로  여러 번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분  중에 더러  역
             정을  내시는  분도  있다.  이럴  때  사무소장이  일일이  대응할  수  없

             다.  사무소장은  최후의  보루다.  사무소장이  무너지면  상급  기관인
             지원,  본원으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악성  민원이

             발생한  경우  사무소장이  나서야  할  때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다행
             스럽게  얼마  전까지는  그  타이밍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은  없었다.

                햇볕이  따스한  어느  봄날이었다.  봄볕의  온기가  소장실에  가득한
             오후였다.  우리  사무소에  사달  아닌  사달이  났다.  아래층에  무슨

             일이  있는지  소란스러운  소리가  웅웅  들린다.  별일  아니길  바라며



             14)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가축  및  곤충  등을  사육하는  농업인과  농업법인



                                                                수기모음•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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