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우리는 민원담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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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맵으로  확인해  봤는데,  건물과  수목이  우거져  있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어르신은  단박에  아니라며  또

             역정을  내신다.  어허,  이거  참  난감하다.  위성사진을  보여드리면
             좋겠다  싶었다.  태블릿을  김  주무관에게  가져오라고  했다.  태블릿

             에서  위성사진에  지적도가  겹쳐  있는  팜맵을  보며  그  농지가
             여기라고  하자,  어르신은  거기가  아니고  그  옆의  논이란다.  이젠

             됐다.  다시  찬찬히  말씀을  드렸다.  추가하려는  농지의  지번을  잘
             못  알고  계신  것  같다며,  실제  경작하시는  농지의  지번을  메모해

             드렸다.  그리  급하지  않으시면  임대차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셔서
             가지고  계시면  우리  직원이  연락을  드리고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제야  조금  멋쩍으신가  보다.  먼  산만  바라보신다.  옆에  계신

             할머니께서  대신  미안하다고  하셨다.  두  분  가시는  길을  배웅해
             드리고,  민원실에  갔다.  서슬  퍼렇게  역정  내시는  어르신을  감당

             하느라  힘들었을  경영체  주임들에게  ‘고생했다.  좀  전  일은  잊어
             버려라.’는  말밖에  달리  해줄  게  없었다.  사달  아닌  사달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어르신의  경우는  민원이라  할  수  없는  해프닝이다.  나는  민원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영체  담당  직원들이  겪는  고충을  다  알지는
             못한다.  그만큼  우리  직원들이  내가  편히  지낼  수  있게  노력한

             결과다.  나도  알고  있다.  그간  악성  민원은  경영체  주임과  담당자,

             팀장  선에서  해결해  왔다.  사무소장이  나서야  뾰족한  방법도  없고,
             사무소장이  무너지면  그다음은  지원장,  원장이라는  것을  우리



             36•2020년  농관원  민원  수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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