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우리는 민원담당 입니다.

되면서 직불금 신청 전 농업경영체 10) 등록정보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날씨가 추워 사무소 안은 난방기가 돌아가고

있었고 많은 사람의 호흡으로 공기가 탁했다. 게다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민원인을 응대하다 보니 목도

아프고 머리도 지끈지끈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해피 ○○○다.
깊은 심호흡과 함께 오늘도 즐겁고 경쾌한 하이-톤의 목소리로

“반갑습니다. 선생님.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로 활기차게 민원인들
과의 하루를 시작했다.

업무를 시작한 지 한 시간쯤이 지났을 때였다. “확인서 한 장
떼러 왔는데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대기 번호표를 뽑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민원인 L씨가 투덜거리며 다가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겨우 10시인데 번호표는 30번이 훌쩍 넘어 있는

상황이었다. ‘민원인도 오래 기다리느라 많이 힘들고 답답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 미소 띤 얼굴로 상냥하게 민원인을 맞이했다.

요청한 농업경영체 등록 확인서를 떼어 드리다 보니, 농업경영체
변경등록이 안 되어 있었다. “올해 직불금을 신청하시려면 우선

경영체 변경등록을 하셔야 하니까 도와드릴게요.”라고 말씀을

드리고 업무처리를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견되었다. 경영주 외
농업인 11) 으로 등록되었던 아들 Y씨가 L씨와 세대 분리하여
사업자등록을 했던 것이다. 이에 경영주 외 농업인은 같은 세대의

가족이어야 가능함을 설명하며 아들 Y씨를 등록 제외하겠다고

10)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가축 및 곤충 등을 사육하는 농업인과 농업법인
11) 경영주와 함께 영농을 같이하는 가족관계의 농업인

입 상 작•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