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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아야 하느니라!
경험 · 한승미
글 · 한승미
농업경영체 45) 등록업무는 민원업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원인들은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를 많이 한다. 그때마다
밝은 얼굴, 상냥한 목소리로 정감 있게 응대하려고 노력한다.
전화 인사 멘트는 1년에 한 번씩 바꿔보기도 한다. 목소리는 명랑
하고 발랄하게 한다. 그렇게 하면 듣는 상대방이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오전 10시쯤 되었을까? 전화기가 우렁차게 울었다. 습관적으로
벨이 울리자마자 수화기를 들었다. 최대한 친절하게 인사 멘트를
건넸다.
“환영합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한○○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
까요?”
“나 농사짓는 거 등록하려고 하는데, 필요한 서류가 뭐여?”
전화선을 타고 들리는 음성은 둔탁했다. 짐작건대 4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다짜고짜 반말을 한다. 난 분명 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는데, 그의 말은 짧았다.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자 없던
45)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가축 및 곤충 등을 사육하는 농업인과 농업법인
106•2020년 농관원 민원 수기 모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