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우리는 민원담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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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해  주시게.”  수고하라는  말과  함께  사무실을  나가시는  할아버
             지를  배웅하며  나도  뿌듯함에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께서  건네신

             그  검은  봉지에는  따끈따끈한  삶은  옥수수가  들어  있었다.
                 농업경영체  등록은  민원인을  상대하는  업무다.  하여  다른  업무

             보다도  더  직접적으로  많은  사람과  부딪히며  일을  한다.  항상
             최선을  다하여  민원인들을  맞으려  한다.  그러나  가끔은  기본적인

             필요서류가  없다거나,  혹은  대상자가  아닌데  와서  요청하시는
             경우엔  어쩔  수  없이  등록  불가를  말씀드린다.  “다시  해오겠다,

             알았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젊은  사람이  너무  빡빡하다.  그냥
             해주면  되지  왜  괜히  복잡하게  하느냐며  화를  내시고  우기는  분

             들도  계신다.  그러나  그런  분들도  일이  처리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온화한  사람으로  변한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저분들의  진짜

             모습을  생각해  본다.
                 “화를  내는  난폭한  민원인?  감사하다고  존댓말을  하는  상냥한

             민원인?  이번  할아버지  일을  계기로  내가  우선  친절로  먼저  다가
             가기로  다시  결심해  본다.  그리고  바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등록

             신청을 어려워하는 민원인들을 위해 필요한 서류의 유형을 정리해서

             비치했다.  그리고  이를  보면서  설명해  드렸더니  전보다  훨씬  쉽게
             이해하시면서  족집게  과외  같다며  만족해하셨다.
                 민원응대가  나의  주  업무이지만  나  또한  타  관공서에  가면

             민원인이  된다.  문의  중  가끔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때  내가  정중하게  말을  하면  담당  직원은  어떻게  해서든  도와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인다.  그러나  화를  내면  서로  기분만  나빠



             74•2020년  농관원  민원  수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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