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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는  걸로  확인되어  농업경영체  등록을  하실  수  없습니다.”라고
             정중히  말씀드렸다.  퇴근  시간이  다  된  늦은  오후에  A씨는  사무

             실로  찾아와  이장님과  마을  주민들을  욕하면서  농업경영체  등록을
             해달라고  우겼다.  대부분  이런  경우는  농지의  지번을  잘못  알고

             신청했다거나  앞으로  농사지을  계획이었다는  등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A씨는  서류를  허위로  제출한  것으로도  모자라  현장에

             가서  확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거짓된  주장을  계속하니  정말
             실망스럽고  화가  났다.  며칠  후  현장  조사를  의뢰한  사무소에  A씨가

             실제  농사를  짓지  않는다고  통보했고,  A씨는  그  사무소에서도
             한바탕  소동을  피우는  것을  몇  번  더  한  뒤에야  포기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  사건  이후로  제출  서류를  꼼꼼히  살피고,  현장  조사할  때도

             철저히.  두  번씩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대다수  열심히  농사일에
             전념하고  있는  농업인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농업인들이  사무실에  오셔서  화도  내시고  하소연을  하시는
             경우가  있다.  현행  규정으로  원하는  대로  처리가  안  될  경우,  돌아

             서는  뒷모습을  보면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일을  하다

             보면  힘든  일도  많지만,  농업인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일한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농관원에서의
             생활도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냥  쓰윽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오늘도  나의  업무  동반자인  현장  조사용

             탭(태블릿)을  들고  농업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힘차게  발걸
             음을  옮긴다.



                                                                수기모음•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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