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우리는 민원담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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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지를  수  있었을까.  전화  응대  하는  나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인가.  너무  사무적으로  말했나.  다음에  또  전화  오면

             어떻게  응대를  해야  할지  등등  머릿속이  복잡했다.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이  경영체  민원실에서  직원이  나를  찾는다.

             방금 면세유 관련해서 통화한 민원인이 나를 직무유기로 고소한다며
             높은  사람을  바꾸라고  했다는  것이다.  요리  레시피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름을  묻고,  업무  추진의  부당함을  거론하며  기관장을
             찾으면  담당자가  무슨  불이익을  받는  줄  안다.  후에  직원들에게

             들었지만,  A씨는  이런  내용과  관련하여  본부,  본원,  지원,  사무소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개인주유소에서도  농업인에게

             면세유  배정을  할  수  있도록  건의한  내용도  면세유관리위원회에서
             논의되었다가  부결된  사항이라고  한다.  아무튼  A씨에게  다시

             전화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민원인  A씨의  30분간의  긴  요리는
             마무리되었다.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정할  때  현장의  목소리는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원으로  걸려오는  전화  한  통이라도  제도

             개선에  소중한  자료이다.  그동안  A씨는  본인의  불만  사항을  관계

             기관에  전화하여  공무원의  무능을  탓하며  언성을  높였을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그만의  레시피인  셈이다.  내가  하는  일이  초라
             하고  별  볼  일  없다고  느끼게  하는  민원인에게  내가  무슨  일을

             하랴,  참으로  씁쓸했다.

                 최근,  시사  프로그램에서  서울  강동구의  폭탄  민원인을  취재한
             방송을  보았다.  한  민원인이  강동구청에  6년간  4만  건의  민원을



             94•2020년  농관원  민원  수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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