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우리는 민원담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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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봉면에  있는  그의  집으로  향했다.  그의  매서운  눈빛과  마주했다.
             우리는  말을  들어주러  왔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3년  전,  현재의  마을로  귀농ㆍ귀촌을  했다고  한다.  도시에서  하는

             일마다  실패와  좌절을  맛보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내려
             와서  손톱과  지문이  닳도록  농사일을  했단다.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마을  발전기금을  요구받았고,  거절하자  사이가  나빠져
             물건  하나  빌리기  힘든  사이가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농협에서

             농기계를  빌려  쓰려고  했단다.  하지만,  보통의  농업인들이  당연하게
             이것저것  빌려  쓰는  것과  달리  자신은  단지  경영체  등록이  안  되어

             있다는  이유로  그렇지  못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점이  있었겠구나  싶었다.

                 현재로서는  그의  영농조합법인은  정관과  등기사항  변경  등
             보완해야  할  게  많아  등록이  쉽지  않았다.  개인  자격으로  경영체

             등록을  하는  방법을  알려드렸다.  농지  소유주  또는  한국농어촌
             공사의  농지은행을  통해  땅을  빌려  직접  경작을  한  후  신청하라고

             설명했다.  한참을  귀  기울여  듣는  그의  눈에  매서움이  사라졌다.

             ‘이웃들에게  외면당하고,  정보력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사람이라
             살길이  막막했는데  좋은  정보를  얻었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5월의  어느  월요일  아침,  그는  마지막  도전을  위해  세  번째로

             번호표를  뽑는다.  경작하는  농지가  행정구역상  평택시에  위치했다.

             신규  등록을  위해서는  관할  평택사무소에서  현장  확인을  한다고
             안내했다.  며칠이  지나  늦은  오후에  ‘등록이  됐다.’고  전화로  알려



             18•2020년  농관원  민원  수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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