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우리는 민원담당 입니다.
P. 96

한  것  같았다.  그런데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A씨는  내가  우리  원
             시스템의  토지대장  정보를  올바르게  바꾼  직후에  우리  원  상담

             전용  콜센터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  거기서  본인의  농업경영체
             등록정보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은  모양이었다.  상반된

             안내를  받은  A씨는  곧바로  항의  전화를  했다.  어제의  업무처리
             때문에  크나큰  심리적  불안감을  느꼈다며  마치  나를  죄인  취급했다.

             거기다  이번  일을  상부  기관에  신고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억울했다.  그간의  업무처리  과정을  설명했으나  흥분한  A씨에게는

             변명거리밖에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끝끝내  A씨는  나를  향한
             분풀이를  멈추지  않았다.  시스템상  오류를  바로잡아  A씨의  민원을

             즉시  해결하려고  했는데  도리어  내게  화살이  되어  날아오다니….
             나  또한  서운함과  불만으로  A씨를  한없이  원망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이  일을  다시  생각해  본다.  A
             씨의  민원은  나에게는  반복적인  일상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국가

             기관을  대하는  A씨의  입장에서는  아마  남다른  의미가  있었을  것
             이다.  만약  내가  좀  더  A씨의  입장을  헤아려  볼  수  있었더라면

             그날의  민원처리는  보다  원활하지  않았을까.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미국의  경영학자인  H.  쿤츠의  말을  떠올려  본다.
                 “의사소통은  듣는  사람에게  이해될  수  있는  언어로  표현되고
             전달되어야  명료성을  갖는다.”

                 쿤츠의  말에  비추어  민원인  A씨를  생각하며  다시금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





             86•2020년  농관원  민원  수기  모음집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